중증 치매 환자한테 서명해라?…스마트 장기 요양앱 논란

중증 치매 환자한테 서명해라?…스마트 장기 요양앱 논란

 

 

[앵커]

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들이 돌봄 실적을 기록하는 스마트 장기 요양 앱 서비스가 최근 개편됐습니다.

기록을 남기려면 중증 치매 환자 등 돌봄 대상자가 정자로 서명을 하게 돼 있는데요.

사용하기가 너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.

김성수 기자가 보도합니다.

 

 

[리포트]

중증 치매 환자를 돌보는 요양보호사 강 모 씨.

근무 기록을 입력하는 ‘스마트 장기 요양 앱’이 최근 개편되면서 걱정이 늘었습니다.

퇴근 전 휴대전화로 돌봄 대상자의 정자 서명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.

개편 전엔 서명을 생략해도 전자태그로 출퇴근을 기록했지만, 이제 돌봄 대상자 서명이 없으면, 보호자 서명 등 증빙이 더 필요합니다.

대화도, 거동도 힘든 중증 치매 환자에겐 서명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.

 

 

[강OO/요양보호사/음성변조 : “(서명받는 것은) 말도 안 되는 얘기예요. 전혀 대화가 안 되는데요. 보호자님은 얼굴 보기도 힘들고….”]

사회복지사들도 앱 개편 뒤 수기로 적던 상담 기록을 휴대전화에 바로 입력하느라 고역입니다.

상담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돌봄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.

수기로 적은 뒤 휴대전화로 옮겨 기록하는 것도 번거롭긴 마찬가지입니다.

 

 

[김OO/사회복지사/음성변조 : “작성하다 보면 어르신과 이렇게 눈 맞추고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. 인지가 있는 분들 같은 경우는 기분 나빠하세요.”]

요양 앱을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디지털화와 기록 투명성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,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나옵니다.

 

 

[고재경/대한요양보호사협회장 : “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이 만들어줘야 하는데 행정이 오히려 그런 것들을 방해하고…현장 당사자들과 원점에서 충분히 대화를….”]

건보공단은 돌봄 종사자들의 불편을 알고 있다며, 복지부 등과 협의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.

 

 

KBS 뉴스 김성수입니다.

 

 

촬영기자:최상철/영상편집:한찬의/그래픽:채상우

 

 

김성수 (ssoo@kbs.co.kr)

 

출처: KBS NEWS(https://n.news.naver.com/article/056/0011985940?sid=102)